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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블로그 제작기

March 26, 2023

때는 바야흐로... 이직이 확정되고 퇴사 후 2주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였다. 입사할 곳의 기술스택을 손에 익힐 겸, 취준생 때부터 원했던 나만의 블로그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에 블로그 제작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선 네임칩에서 도메인을 구매하고 호기롭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블로그 제작은 내 생각만큼 순탄히 흘러가지 않았다.

그때 시작했던 프로젝트는 현재 레거시로 이름을 바꾸고 private repo로 보관 중이다. 이 블로그는 새로운 레포를 생성해서 시작했다 🫠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이왕 하는 거...

우선 해당 프로젝트가 처음에 망했던 가장 큰 이유를 꼽아보자면 내가 원하는 정도의 블로그를 제작함에 있어서 과했던 기술 스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적 페이지로 구성이 될 블로그이지만, 나도 위지윅(WYSWIG)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아주 소소한 요구사항 하나만으로 블로그에 과하게 어드민 서비스가 추가되었다.
이런 맥락하에 데이터베이스와 서버리스 함수를 작성해보고 싶다는 또 소소한 요구사항에 의해 또 과하게 DynamoDB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고, AWS lambda로 서버리스 함수를 작성했다.
또한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들을 모노레포로 구성해서 한 레포지토리에서 편하게 관리하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또 과하게 Nx를 가지고 모노레포를 구성하였다.

그렇게 2주 동안 신나게 개발을 진행하였고, 당연히 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추가되었던 모든 기술 스택은 처음 접해보는 거라 공부가 필요했다. 그리고는 제동 걸어줄 사람과 데드라인 없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2주의 시간은 너무나 턱 없이도 부족했다!

혼자 타협하여 마크다운 에디터가 들어간, 업로드만을 위한 나만 볼 못생긴 어드민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주먹구구식으로 작성했던 서버 코드는 또다시 업보가 되어서 돌아왔다.
우선 완성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2주의 시간이 흘렀고, 어느 정도 완성은 된 블로그와 함께 입사하였다.

이직이라는 핑계

프로젝트를 망하게 한 이유는 아니지만 이직 후 정신없이 새로운 기술스택들에 적응하고,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한 두 달이 흘렀고 다시 본 프로젝트는 개판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코드는 왜 적은 걸까..라고 생각하며 수습해보려 하였지만 슬슬 의문이 드는 사항이 생겼다. "이거 너무 과한 기술스택 아닌가?"

블로그 글이 적고 싶어서 블로그를 완성하러 레포에 들어가면 한숨만 나왔다. css 코드부터 서버 코드까지, 프로젝트의 설계부터 해서 사소한 것들까지 아쉽기 시작했다.

글을 작성할 유저는 나 하나인데 오버 엔지니어링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손 놓고 한 숨만 쉬고 있을 바에는 그냥 새로 시작해서 완성해 보자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과감히 legacy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성하였다.

다시 작성해 보는 요구사항

사실 너무 명확했다. 단 한 가지의 요구사항만 남긴다면 개발 블로그를 작성하고자 한다는 사실 하나인데, 처음부터 너무 거대한 프로젝트를 작성해 버렸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몇 가지만 남기고 다른 것들을 최대한 제거하였다.

  1. 마크다운 파일을 작성해서 파일 시스템으로 이를 가져온다.
  2. 블로그 글의 목록을 보여준다.
  3. 블로그 글의 상세페이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기술 스택을 딱 하나 (또?) 추가했다! Next 13의 app 디렉토리를 사용해서 구성한다는 것이었다.

완성까지

그 후로도 사실 빠르게 제작하지는 못했다. 왜인지 동기부여가 안되었던 것 같다.
계속 완벽한 블로그를 갖고 싶다는 욕구로 완성을 미루던 나를 발견했다. 이렇게 하다가는 끝이 안 날 것 같아서 완벽하게 완성하려 하지 않고, 블로그 글을 작성해서 업로드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우선 만들어보자고 목표를 수정했다.

그렇게 이 블로그가 탄생했다. 당연히 아직 미완성이지만, 또 완성하지 못하고 프로젝트를 내 서랍 속에만 둘 수는 없기에 동기부여를 위해 블로그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버그도 있고 하고 싶은 기능들도 있어서 다시 또 열심히 하기 위해 글을 한 두 개씩 작성해보려 한다.

끝으로

이직하기 2주 동안 만들고자 했던 블로그가 이직한 지 1년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 완성(?)이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지만.. 이 또한 나에게 교훈을 주었다.
필요하지 않지만 너무 과한 기술스택은 오히려 프로젝트의 진행에 있어서 더딤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기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성장했으니 나빴던 경험은 절대 아니었다!
어쨌든 그만큼 어렵게 블로그를 작성했으니, 열심히 써먹어볼까 한다 😆

혹시 버그를 발견하신다면 한동안은 luna.chaeng@gmail.com으로 리포트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profile
이채영 (Luna Lee)Frontend Engineer
chaeng.dev주석은 빼는 편이야 코드에서 질리는 맛이기에